어버이날을 맞아 처음으로 가족들과 함께 캠핑을 갔다. 한 가족이어도 성인 4명이다 보니 갈 수 있는 캠핑장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텐트를 2개 칠 계획이었기 때문에 큰 사이트가 필요했다. 가족들이 캠핑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어느 정도 뷰도 있길 바랐음. 바라는 것이 많아 힘들게 찾은 고령 힐링오름캠핑장. 효녀가 되는 것은 어렵구나.^^;
예약 방법 : 네이버 예약
이용 요금 : 70,000원 (2박 이상 예약 시 추가 1박당 20,000원 할인)
최대 인원 : 12명
입실 시간 : 14시
퇴실 시간 : 12시
T맵에 힐링오름캠핑장을 찍고 오면 갈림길에 도착하게 된다. 여기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헤맸다. 그리고 그냥 느낌대로 오른쪽 길을 택함.
내가 선택한 오른쪽 길. 오르막길 위에 빨간 지붕의 건물이 보인다.
들어가 보지는 않았는데 관리동인 것 같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의 선택은 잘못된 것임을. 이 길은 막다른 길이었다.^^ 차를 돌리기엔 공간이 좁아서 후진으로 다시 내려옴.
관리동에서 바라본 뷰. 캬아아아아! 여기가 제일 명당이다. 아래쪽에 보이는 카라반과 데크가 있는 곳이 A구역이다.
A구역에서 바라본 뷰. A구역 앞에는 관리동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기 때문에 텐트 바로 옆에 주차를 할 수 없다. 맞은편에 차를 세우면 되는데, 코앞이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지는 않을 듯.
내가 선택했어야 하는 왼쪽 길이다. 이 길의 오른편에는 B구역이 있다. 밤에 찍은 B구역 모습이다.
B구역에서 바라본 뷰. A구역처럼 뷰가 좋다.
B구역을 쭉 지나면 컨테이너 건물이 나온다. 하얀 건물이 화장실이다. 여자 화장실은 2칸, 화장실이었던 칸을 개조해서 만든 듯한 샤워실 2칸이 있다. 남자 화장실은 소변기 1개, 화장실 1칸, 샤워실 1칸인데 화장실과 샤워실이 칸막이 하나로 나뉘어 있어서 아빠가 화장실을 이용하는 동안 발에 물이 다 튀었다고.ㅠㅠ 화장실 오른쪽 건물에 개수대가 있다.
개수대는 3개인 척하는 2개이다. 자세히 보면 2칸짜리 개수대에 수도꼭지는 하나다. 동시에 2팀 밖에 이용할 수 없다. 사이트 수에 비해 개수대가 부족한 듯. 그리고 악취가 좀 났다. (우리 가족은 그냥 음식물만 비우고 그릇을 대충 닦아서 집에서 설거지함;;)
개수대 맞은편에는 전자레인지가 2개 있다. 그리고 그 옆에 종량제 봉투가 무더기로 놓여 있다. 필요한 만큼 가져가서 쓸 수 있음.
위에서 둘러본 편의시설 옆으로 길이 나있다. 우리 사이트가 있는 C구역으로 가는 길이다.
우리 사이트로 가는 길에 찍은 C1 사이트(3팀 단체석), 힐링오름캠핑장에서 가장 큰 사이트이다. 그리고 그 옆쪽에 C2 사이트(2팀 단체석)가 있는데 사진에는 아주 살짝 나왔네. 연두색 텐트가 있는 곳부터 C2 사이트이다.
그리고 가장 끝에 위치한 우리 사이트, C3 사이트. C3 사이트는 혼자 따로 떨어져 있어서 좋았다. 편의시설로 가기 위해선 조금 걸어야 하지만 아주 멀진 않다. 그리고 이 공간이 다가 아니다!
옆에 이만큼의 공간이 더 있다. 나무 벽(?) 옆쪽에는 창고(라고 쓰지만 쓰레기 더미 같음)가 있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늘이 전혀 없다. 아빠가 지금 텐트를 치면 죽을 수도 있다고 하셨다.ㅋㅋㅋㅋ 2-3시간 동안 의자랑 테이블만 펴고 나무 그늘을 쫓아가며 쉬었다. 분명 효도캠이었는데 불효를 하는 기분.^^;
오후 4-5시쯤 되었을 때 아빠 텐트는 간단하니 먼저 펴보기로 했다. 부산 캠핑 박람회에서 구매한 장우산업 에어텐트다. 아빠도 오랜만에 하는 거라 10초면 펼 수 있는 텐트를 10분 넘게 걸려 설치했다. 근데 방법만 알면 진짜 쉽고 빠르고 간단하다. 아빠가 잘 안 써서 내가 가져오려고 했는데 부피가 너무 커서 포기.(모두 접었을 때 부피가 새턴이 2배 정도 됨)
그리고 1-2시간쯤 후, 해가 지기 시작할 때 나의 새턴이를 펼쳤다. 이날은 밤에 짐을 보관하는 용도로만 썼다.
날이 더워 새턴이 밖에서 식사를 했다. 쓰봉 좀 치우고 찍을걸.^^; 그리고 아빠가 구워주신 존맛탱 삼겹살! 아빠의 비법은 기름을 절대 닦아 내지 않는 것.ㅋㅋㅋ 삼겹살을 탕수육처럼 튀겨야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이 그리들을 엄청 맘에 들어 하심. 하나 주문해 드려야겠군.
후식으로 먹은 요상한 과일. 아빠가 개구리참외라고 했는데 찾아보니 아닌 것 같다. 개구리참외는 줄무늬가 있던데...? 맛은 참외와 메론 그 중간쯤이다. 엄청 달고 맛있음. 이거 뭔지 아시는 분 알려 주세용!
어떻게든 캠핑의 매력을 느끼게 하고자 불을 피웠다. 아무도 원치 않은 듯했지만. 그리고 처음으로 화롯불에 밤을 구워 먹어봤다. 밤이 다 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엄청 잘 구워졌다. 길에서 사 먹는 군밤 맛이 난다. 밤을 구울 때 주의할 점! 반드시 칼집을 내고 구워야 한다. 안 그럼 터진다고 합니다.
새턴이의 이너텐트를 설치하기 귀찮아서 아빠 텐트에서 4명이 다 같이 잤다. 생각보다 좁지 않아서 편하게 잤음. 마지막 사진은 아침에 새턴이 안에서 찍은 아카시아 나무. 향이 정말 좋았다.
장점
1. 두, 세 팀이 단체로 올 수 있는 사이트가 있다. 이런 사이트가 있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여러 팀이 함께 하기 위해서라면 선택할 만한 캠핑장이다.
2. 사장님이 굉장히 친절하시다. 얼음을 판매하는지 물어봤는데 한 봉지 가득 그냥 주셨다. 나는 얼음이 없는 매점인가 보다 하고 눈치 없이 또 라면을 판매하는지 물어보았다. 사장님께서 시내에 나와 계시다며 사다 주셨다. 돈도 안 받으심. 힐링오름캠핑장엔 매점이 없는 듯하다.(두 번 다 문자로 물어봤음) 무튼 이 정도로 친절하셔서 아래에 단점을 쓰기 죄송할 정도네.^^;
단점
1. 시설이 좋진 않다. 나도 그렇지만 울 엄마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어서 미안했음. 사용을 못 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 부분에 예민한 분들이라면 비추!
2. 그늘이 없다. 대낮에는 완전 땡볕이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몇 그루 있는 나무 그늘을 따라 자리를 옮겨 가며 햇빛을 피해 다녔음. 거의 모든 사이트가 그늘이 없었다.
3. C구역은 뷰마저 없다. A, B구역은 그나마 멋진 마운틴뷰라도 있지만 C구역은... 아카시아 나무들 사이로 조금 보이는 산이 전부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하는 여행이어서 행복했다. 아빠가 안 쓰는 랜턴도 득템했음. 그치만 가족들에게 캠핑의 매력을 느끼게 하는 데에는 실패한 것으로! 하하하하핫